'벚꽃'없는 벚꽃 축제...전국 지자체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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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없는 벚꽃 축제...전국 지자체 '혼란'
  • 취재기자 명경민
  • 승인 2024.03.2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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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피지 않는 벚꽃에 '허둥지둥'
진해 군항제, 어제 기준 개화율 단 15% 그쳐
꽃샘추위, 약해지던 시베리아 기단 영향 탓

봄이다. 시절은 완벽한 봄이지만, 여전히 바람은 매섭고 겨울옷은 장롱에 들어갈 생각을 않는다. 예고대로면 진작 폈어야 할 벚꽃조차 볕이 잘 드는 곳을 제외하면 아직도 꽃봉오리 속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않는다.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빠를 것으로 내다봤던 기상예측에 맞춰 벚꽃축제 개막을 앞당긴 지자체들은 그야말로 곤혹스럽다.

전국구 벚꽃축제 ‘군항제’는 지난 22일에 전야제를 열고 다음날인 23일 축제 사상 가장 일찍 개막했다. 통상 4월 1일에 시작했던 과거 축제보다 열흘 가량 빨라진 것이다. 그러나 24일 경남 창원시 측이 밝힌 군항제의 벚꽃 개화율은 불과 15% 수준이었다. 벚나무 10그루 중 꽃이 핀 나무가 2그루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상청이 3월 24일에 촬영한 진해 '여좌천'의 벚꽃 사진이다(사진: 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3월 24일에 촬영한 진해 '여좌천'의 벚꽃 사진이다(사진: 기상청 제공).

이날 기상청이 제공한 진해의 벚꽃 명소 여좌천의 사진은 벚꽃축제가 개막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제주도에서 개최됐던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 역시 벚꽃이 피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오는 29일 개막을 준비 중이던 강릉시의 벚꽃축제 ‘경포 피크닉’은 4월 5일로 축제를 미뤘다. 계속되는 강수로 인한 일조량 부족과 꽃샘추위로 말 그대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된 것이다.

원인은 바로 ‘시베리아 기단’이다. 거대한 공기 덩어리인 기단은 시베리아 대륙에서 형성돼 차고 건조한 성질을 갖는다. 겨울철 날씨에 영향을 미치다가 봄철에 점점 약해지며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인데, 이 시베리아 기단이 일시적으로 다시 강해지며 발생하는 저온현상이 바로 ‘꽃샘추위’이다.

예측을 벗어난 날씨와 큰 일교차로 인한 지자체와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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