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의 축제서 불거진 인종차별 아카데미 시상식...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엠마 스톤의 격조 없는 수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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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축제서 불거진 인종차별 아카데미 시상식...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엠마 스톤의 격조 없는 수상 태도
  • 울산광역시 북구 예윤미
  • 승인 2024.03.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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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하 로다주)와 엠마 스톤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는 과정에서 전년도 수상자인 동양인 배우들을 무시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면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로다주는 영화 '오펜하이머'로 남우조연상을, 엠마 스톤은 영화 ‘가여운 것들’로 여우주연상을 받는 과정에서 동양인 시상자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 디시이슈 웹사이트 캡쳐).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 디시이슈 웹사이트 캡처).

시상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첫 오스카 트로피를 수상한 로다주는 무대에 올라 전년도 수상자인 키 호이 콴이 건네는 트로피를 눈맞춤이나 인사 없이 가져갔다. 키 호이 콴이 로다주의 팔을 살짝 잡으며 주춤거렸지만, 로다주는 키 호이 콴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고 2004년, 2018년 수상자인 팀 로빈스와 샘 록웰과 인사를 나눴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엠마 스톤도 전년도 수상자인 양쯔충(양자경)에게 트로피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엠마 스톤은 양자경이 건네는 트로피를 제니퍼 로렌스 쪽으로 끌고 가더니 제니퍼 로렌스가 트로피를 넘겨주자,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받았다. 이때 샐리 필드가 제니퍼 로렌스의 팔을 붙잡아 말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엠마 스톤은 다른 배우들과 인사 후 마지막에야 양자경과 인사를 나눴다.

동양인 시상자를 ‘패싱’하는 듯한 모습이 두 번이나 나오자,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오스카상을 받은 키 호이 콴과 양쯔충은 각각 베트남, 말레이시아 출신이다. 로다주가 키 호이 콴과 무대 뒤에서 악수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도 공개됐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했다.

일각에서는 아카데미 측도 인종차별에 가세했다는 주장을 폈다. 올해 시상에서는 전년도 수상자 외에도 역대 수상자들 여럿이 무대에 함께 올랐는데, 아시안 배우들의 단독 시상을 막기 위한 주최 측의 조치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여전히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존중하지 않고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점이 배우로서는 자질과 품격을 갖췄을지 몰라도, 사람으로서는 그만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로다주와 엠마 스톤의 수상 태도는 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팬들에게 분명 실망감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의도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방송에서 그런 행동을 보였다는 건 그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태도였다.

두 배우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 측에서도 인종차별에 가세한 것 같은 의심이 지워지지 않는다. 항상 인종차별, 성차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과연 권위 있는 시상식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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